2014년 6월 28일 토요일

6월의 끝을 달린다

종강하고 집에온지 사흘째다. 그동안 나의 삶을 한 번 되새김질 해봐야 할 거 같다.


화요일에 경주에 왔다. 버스에서 너무 비정상적인 자세로 앉아있어서 몸이 너무 뻐근했다. 편집을 해야지..해야하지않을까 생각만 하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수요일에 장장 13시간 동안 잠을 자고 일어났다. 일어나니 오후 세시였는데 멍때리고 앉아있다가 시계를 봤는데 저녁 8시가 되어있었다. 내 체감시간은 그 때가 딱 오후 세시였는데. 하루가 무척이나 짧았다. 더이상은 미루면 안될거같아 편집을 하고 나는 이제 모른다는 듯이 준회한테 넘겼다. 이 날부터 잠을 제대로 못자게 된거같다. 굉장히 늦은 시간에 잤다.

목요일이다. 편집도 끝냈고 더이상 뭔가 날 막고있는 일 따위는 없다. 엄마가 영화보러가자고 해서 간만에 화장하고 옷도입고 나갔다. 하지만 경주극장은 영화의 선택권 따위 존중해주지 않는 상영작만 (트랜스포머와 엣지오브투마로우 그리고 끝까지 간다 세 영화만 있었는데 심지어 엣지오브-와 끝까지 간다는 조조만 해서 결국 볼 건 트랜스포머밖에 없었다.) 있었기에 영화는 포기하고 우선 밥을 먹었다. 엄마랑 밥도먹고 쇼핑도 하고 간만에 데이트 좀 하다가 그냥 집에 가긴 아쉬워 고즈넉한 교촌마을 (정말 교촌치킨이랑 관계가 없는걸까?) 주변을 돌아다니고, 왕릉도 구경하고 한옥 스타벅스도 갔다가 집으로 왔다. 가끔 나는 내가 경주사는게 참 신기하다. 가까이에 참 멋있고 이쁜 곳들이 많은데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좀 등한시한게 없지않다. 뭔가 주말에 사람 가득찬 모습의 경주만 보다가 평일의 조용하고 사람없는 경주를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아 그래도 참 좋은 곳이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왔는데 평소대로 자려고 새벽 두시 쯤에 누웠건만 새벽 다섯시가 넘어서야 잔거같다. 아 이럴거면 축구나 볼까 이런 생각까지 들 정도로 잠이 안왔다.

금요일인 오늘은 늦게잤음에도 불구하고 11시쯤에 깼다. 엄마 언니와 함께 석굴암에 가기로 했지만 내가 신분증을 안들고 오는 바람에 (그러면 입장료를 내야한다) 기림사라는 곳으로 향했다. 차를 타고 굉장히 오랜 시간을 보내니 왠 절에 도착해있었다. 입장료가 깡패였지만 굉장히 조용하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곳이었다. 한옥 특히나 절 같은 곳에있는 우리나라 전통의 옛 건물들을 보고있자면 신기한 마음과 차분한 마음이 동시에 든다. 한옥 참 아름다운 것 같다. 잠이 부족했는지 오는 길엔 꾸벅꾸벅 졸면서 왔고 오늘은 일찍 잠 자야지 맘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12시만 넘으면 정신이 말짱해진다. 편집을 끝낸 이후로 팔찌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는데 내꺼 아닌 이상 정말 사이즈때문에 풀었다 묶었다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다. 내가 스킬이 없어서 그런가, 여하튼 이제 그냥 받는 사람들이 알아서 하겠지 생각을 편하게 하고 막 만들기 시작하니 며칠사이에 벌써 다섯개나 만들었다. 덕분에 손은 따갑기 그지없지만.. 이전에는 글루건으로 마무리를 했었는데 정말 안이뻤는데 오늘 순간접착제를 사서 마무리를 하니 완벽한 팔찌가 됐다. 순간접착제 평생 처음 써봤는데 정말 요물이구나 너.. 잘못하다 손가락이 붙어버린다는 어릴적 친구들의 이야기를 되새기며 조심조심 쓰고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라이브로 볼 수있다니. 집은 참 좋은곳이야.


智元